요즘 눈보라에 강풍에 혹한에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현장에 안가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저의 건축 경험담을 좀 써볼까 합니다.
저는 조금은 이른 나이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부모님께서 아직 건강하실 때 전원주택에서 추억을 쌓고 싶은 마음이지요.
마음에 드는 부지를 구하려고 발품도 많이 팔고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역시 부지 구하기가 가장 힘들더군요.
저의 경제적 여건과 제가 생각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부지는 존재하지 않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위치만 마음에 들면 내가 원하는 땅으로 내가 직접 만들자는 마인드로 접근하고 지금의 부지를 구하게 됐습니다.
이제 업체선정이 고민이더군요.
업체선정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었습니다.
1. 설계는 비용이 들더라도 확실히 할 것
2. 시공은 흔히들 얘기하는 1군(?)업체는 제외할 것(하도급 등 우리 집에 집중해주지 않을 거 같아서요)
3. 저렴한 시공비를 이야기하는 업체는 제외할 것(업체는 어떻게든 남겨먹는다)
4. 믿음이 가는 업체일 것(이건 저의 감입니다. 애매하지만 이게 제일 중요)
저는 설계의 중요성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전원주택 짓기로 결정하고 정말 공부 많이 했습니다. 관련서적만 수십권, 전문가 자문, 유튜브 등등)
설계를 대충대충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없었습니다. (일명 허가방은 아예 선택지에서 제외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저와 맞는 설계업체를 어떻게 찾는 가 하는 거였죠.
일단 부딪쳐 보기로 하고 지인의 소개로 한 건축사를 만났습니다. 실력과 감각을 갖추셨지만 건축사 특유의 작가적 마인드가 워낙 강하셔서 저의 의견을
반영하기가 너무 힘들 거 같더군요. 현장에도 가보고 여러번 미팅했지만 계약안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여러번 미팅하고 좋은 관계라도 저만의 확신이 안들면 계약에서 배제했습니다.
저의 집을 짓는데 인정에 이끌려 일을 진행하는 건 후회가 남을 거 같아서요
이런식으로 만나고 헤어진 설계or 시공업체가 9~10군데는 됩니다.
어떤 업체는 10번도 넘게 만나고 대략적인 설계 도면까지 나왔는데 계약 안했습니다. (죄송해서 수고비 드림;;)
업체고르다가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더군요.
그러다 유튜브를 통해서 뉴타임하우징이라는 업체를 알게됐습니다.
하도 여러 업체 미팅하다보니 기대 자체를 안하고 미팅을 했는데 처음 느낌이 좋았습니다.
강대경 이사님 처음 만났을 때도 인상이 참 좋으시고 대화를 나눠보니 왠지모를 믿음이 갔습니다.
2번인가 만나고 계약했습니다.감이 온거죠.
저는 직업상 여러 업계에 수많은 업체를 상대합니다. 연차는 15년 정도 됩니다.
몇백군데 업체를 상대하면서 목소리, 인상착의, 잠깐의 대화만으로도 대충 감이 옵니다. 그리고 거의 빗나가는 일이 없습니다.
정말 주관적인 잣대입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이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저를 잘 아는 동료직원은 제가 뉴타임하고 계약했다고하니 바로 따라서 계약했고 (프랜차이즈 카페 건축)
준비중인 동료들도 꽤 있습니다.
일단 계약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계약했으니 믿고 가자는 마인드)
저도 무리한 대출로 빚에 허덕이지만 시공비 깎아달라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싸게 해달라는 말은 우리집 대충 지어달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지요.
제가 구입한 부지는 전체가 답이고 기존의 동네와는 동떨어진 곳이라 완전 맨땅에 헤딩이었습니다.
토목설계를 통해 개발행위허가를 득해야 했고, 부대토목공사, 지하수개발, 전주 이설 등 기반시설 확보를 위한 모든 사항을
저 혼자 다했습니다. 보람도 컸지만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건축시공 계약후 몇개월동안 착공을 못했습니다. 그만큼 설계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정형준 소장님과 거의 매일같이 한 시간가까이 석달정도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설계비 더 드려야되는 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많이 힘들게 해드렸습니다.
짜증한번 안내시고 정말 잘 설명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근데 설계 초안보고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2년 동안 제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집을 거의 그대로 그려 놓으셨더군요. 아내도 보고 "와 이거 오빠가 계속 생각했던 집이랑 거의 비슷한데?" 이럴 정도였죠.
큰 틀이 마음에 드니 디테일한 부분은 현실과 로망 사이에서 정소장님 조언 들어가며 잘 다듬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부분도 이야기를 다하고 계속 피드백 받으니 설계 만족도가 엄청 높았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드디어 토목공사를 마무리하고 12월에야 첫삽을 떴습니다.
이때부터는 일사천리더군요.
채도훈 현장소장님은 나이대가 저랑 비슷해서 대화도 잘 통하고 센스도 있으셔서 좋았습니다.
가려운 데를 알아서 긁어주시는 스타일이랄까..
굳이 얘기 안해도 알아서 잘 챙겨주시고 저의 어쩌면 좀 쓸데없는(?) 요구사항도 잘 들어주시는 부분이 참 좋습니다.
근데 건축주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요구사항이라도 잘 들어주는 게 만족도면에서 정말 중요한 거 같습니다.
집을 짓는답시고 휴직까지 하면서 매일 현장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시공하는 과정을 오래 지켜볼수록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고 시공비 상승요인이 되기도 하는 터라 현장소장님 조언듣고
때로는 안해야 될 것은 과감하게 안하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ㅎㅎ
솔직히 현장소장님이 정말 중요하고 어떤 분일까 신경 많이 썼는데 대만족입니다.
거주지도 가까워서 앞으로도 좋은 인연이 될 거 같습니다.
요구사항이 많아 저를 싫어하실수도;;;
시공은 기초 - 골조 - 전기 - 지붕 - 지금은 외부공정 진행중입니다.
각 공정마다 시공팀이 다들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골조시공 시 목수팀은 디테일이 살아있더군요(스터드 간격, 계단시공, 스터드 사이 단열재 칼같이 끼워져 있는 거 보고 감동)
아직 내부 단열, 인테리어 등 내부 공정이 많이 남아있지만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뉴타임하우징 칭찬글이 됐는데요. 제가 느낀 게 그렇습니다.
계약하고 나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업체가 양심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얼마전 자재수급 관련해서 저한테 말안하고 넘어갈수 있는 부분도 솔직히 얘기해주시고 하는 모습을 보며 참 양심적인 업체라는 느낌이 저도 들더군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자재하나에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데 다른 부분은 굳이 얘기안해도 신뢰가 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집짓기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로망과 현실이라는 갭을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핵심이지요
그 과정에서 업체의 전문성, 성실성, 특히 신뢰성이 그 갭을 줄여나가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물론 건축주의 이성적인 마인드도 중요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업체하고 한번은 크게 싸운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좋은 인연이 될 거 같습니다.
매일매일이 즐겁고 재밌습니다. 청소도 하고 심심하면 우레탄 폼까지 제가 쏠때도 있습니다. 내 집 짓는데 내 정성도 들어가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요.
집을 짓는다는 게 건축주 입장에서는 정말 인생의 큰 일임이 분명합니다.
업체는 그런 건축주의 꿈을 실현해주는 고마운 분들이고요.
저도 '나만의 집을 짓는다'는 저만의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이렇게 양심적이고 성실한 업체를 만나 저의 꿈을 제대로 실현시키고 있다는 게 저의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다 짓고 나서 다시한번 후기 올려보겠습니다.